전 사실 모태신앙으로 태어났지만 다양한 핑계거리로 오랫동안 교회와 동떨어진 삶을 살았었습니다. 10년간을 교회와 떨어져 살다 보니 오히려 주일은 그저 공휴일의 일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던 제가 우연찮게 가게 된 미국 한인교회, 그곳에서 목사님을 통해 성경 말씀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었고, 나아가서는 이제 막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청년들을 이끄는 청년회장에 자리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그 후엔 찬양인도 사역까지 맡게 되어 불과 2년만에 흔히들 부르는 나이론 신자에서 절대 내가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찬양 인도자의 자리까지 올라오게 된 거죠. 근데 오히려 찬양인도와 청년부회장으로써의 중책들이 이어져 갈수록 신앙심으로 채 넓혀지지 않은 제 작은 그릇이 흔들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점점 지쳐갔고, 온 맘과 정성을 다해야 할 찬양인도는 그저 노래를 부르는 시간으로 느껴졌습니다.
딱 그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혼을 결심하고 준비하던 여자친구가 저에게 2030 conference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여자친구는 저와 함께 conference를 꼭 참여하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제 마음이었습니다. 사실 미국에서 Thanksgiving을 꼭 챙기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11월 28일이 하필 제 생일이다 보니 생일을 단 한번도 본적 없는 친구들과 함께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이 저에겐 좀 심각한 타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살면서 한번도 생일을 교회 또는 예배 가운데 보내게 되리란 생각을 절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 문제는 절 더 괴롭혔습니다. 하지만 보름간의 공방 끝에 결국 모두가 예상한대로 전 Conference에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시작부터 온 맘으로 갈망하던 행사가 아니었기에 Conference 시작 당일 예배당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괜한 선택을 한 건 아닐까 오히려 이 일로 여자친구와 더 큰 싸움을 조장하게 되진 않을까 수없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오랫동안 교회를 다니지 않았기에 수련회라는 개념의 집회가 어떤 프로그램으로 돌아갈지 막연했고, 그에 따라오는 두려움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교회에 도착 전 여자친구에게 얼마나 수 도 없이 “막 예배 가면 “주여!” 삼창을 해야 하거나 2시간씩 기도만 하는 일은 없는 거지?” “확실한 거지?” 라고 물어봤고, 여자친구는 이미 이번 Conference전에 두 번을 참석해본 여자친구였기에 제가 그렇게 물어볼 때마다 “그렇게 까진 안 해 걱정 안 해도 돼!” 라며 몇 번을 절 안심시켰습니다. 하지만 뭐 예상대로 도착 한 뒤에 기도시간에 저에게 들려온 소리는 역시 “주여 삼창” ‘하… 속았구나’ 라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었습니다. 여자친구를 열심히 쳐다보았지만 이미 기도에 빠져있는 여자친구에게 전 당연히 안중에 없었습니다. 배신감도 강하게 들었고, 절 데려오기 위해 거짓말을 한 여자친구가 살짝 미워지기 까지 했던 것 같습니다.
집회를 처음 도착했을 때엔 그저 목사님의 말씀이 즐거웠기에 웃고 있었지만 말씀이 이어질수록 정말 내 자신의 껍데기에 불과한 신앙심이 부끄러울 따름이었습니다. 예배시간에 준비되지 않은 마음가짐으로 찬양인도를 하고, 충분한 기도도 없이 청년들의 성경공부를 이끌어가는 제가 얼마나 한심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말씀이 끝나고 이어지는 기도시간, 정말 어떤 기도를 어떻게 드려야 할지 몰랐습니다. 평소에는 그렇게 나가서 하나님에게 좋은 날을 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마음을 주셔서 감사하다 라고 대표기도까지 하던 제가 그 시간만큼은 하나님께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몰라 쉽사리 기도도 하지 못하고, 집회에 왔던 일까지 후회하는 지경에 이르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틀이 흘렀습니다. 이틀간 전 목사님께서 해 주시는 말씀을 그저 지식 쌓듯이 공책에 받아 적고, 기도시간에 주변에 뜨겁게 두 팔 벌려 기도하는 청년들을 부러운 듯 바라만 보았습니다. Conference는 정말 너무나도 좋은 말씀들로만 가득했지만 그 말씀들을 받아 들일 마음의 문이 열리지 않았던 거죠. 그렇게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심신은 심신대로 지쳐갔고, 분명 마지막 날은 기도시간도 길 터이니 예배가 끝나면 혼자 호텔에 먼저 들어가 있어야겠다 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그렇게 예배가 끝나고, 전 서둘러 밖으로 나왔고 차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허나 이 시간이 정말 마지막 Conference시간이 될 거란 생각을 하니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 마음은 주님께서 주신 마음입니다.) 그래서 잠시 생각하다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다시 발걸음을 예배당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마침 들어갔더니 김대기 목사님께서 1.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 2. 하나님의 존재는 부정하지 않지만 뜨겁게 믿지 않는 자 3. 하나님을 믿긴 하지만 항상 고난 속에 넘어지는 자 들을 부르시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무슨 생각이었는진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주님께서 인도하셨다고 밖에 설명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이틀간 제 스스로의 입을 열어 기도 한번 제대로 못했던 제가 어떻게 용기 있게 그 앞까지 나아 갈 수 있었는지, 그저 김대기 목사님의 용기 있게 나오라는 말씀을 따라 그 앞까지 걸어 나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릎 꿇고 주님께 기도 드렸을 때 정말 전 놀라운 성령의 역사하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이었습니다. 제 입에서 쉴 새 없이 기도가 흘러나왔습니다. 이때까지 사실 주님께 항상 “주님을 진정 영적으로 만나 뵙게 해주세요” 라고 미국에 왔을 때부터 오랫동안 기도 드렸는데 무릎 꿇고 기도하다 보니 주님께선 정말 제 기도내용처럼 노진준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저희 새계명 교회 김우창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항상 제게 주님에 대해 알려주시고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주님을 알면 알수록 한걸음씩 두려움에 물러섰던 제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이 앞에 나와있는 스스로가 죄인 같고, 부끄러웠는지 1시간 넘는 기도시간 동안 뜨겁게 울며 주님을 부르짖고, 주님께 회개하며 스스로의 신앙적인 삶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단 30분도 살면서 이렇게 뜨겁게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보지 못한 제가 1시간이 짧다고 생각할 정도로 뜨겁게 기도를 올렸다는 게 그저 아직까지도 믿기지 않고 신기할 따름입니다. 너무나 신비롭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그 날 이후 사실 삶이 180도 바뀌었다고 말한다면 오히려 그것은 거짓이 될 것입니다. 허나 제 삶에 확실한 변화는 있었습니다. 이제는 진정한 주의 종으로써 주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마음이 자리잡았습니다. 찬양인도도 그저 노래하는 것이 아닌 진정 주님께 찬양과 경배를 드리는 마음으로 준비하다 보니 그저 힘들고 귀찮던 그 준비시간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짧다면 짧은 4일간의 Conference는 정말 저에게 주님의 사랑 안에서 자유함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한번 더 절 Conference로 인도해주신 주님께 무한한 감사와 영광을 드리는 바입니다. 지금 저는 1년을 계획하는 기도제목이 있습니다. 저희 교회엔 아직 주님을 영적으로 만나지 못한 20명이 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이 청년들과 함께 내년 꼭 Conference에 참석 할 수 있게 저를 포함한 저희 교회 많은 분들께서 함께 기도해주고 계십니다. 부디 이 글을 읽으신 분께서도 시간 내시어 함께 기도해주시면 정말 너무나 감사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